최근 미국 판례로 보는 영상 공정이용의 분기점
같은 영상을 가져다 썼는데, 왜 어떤 사건에서는 공정이용이 인정되고 어떤 사건에서는 제동이 걸렸을까. 최근 미국 판례를 읽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법원은 “영상이냐 아니냐”보다 그 영상을 왜 가져왔고, 무엇을 새로 말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 사용이 원본의 시장을 대신하는지를 훨씬 더 집요하게 봅니다.
미국 저작권청도 공정이용은 17 U.S.C. §107의 4요인을 사례별로 따지는 사실판단이고, 미리 정해진 “안전한 분량”이나 공식은 없다고 설명합니다. 또 Fair Use Index 역시 폭넓은 선별일 뿐 모든 공정이용 판결을 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도 “공개 확인 가능한 최근 주요 판례”를 중심으로, 법원이 어디에서 선을 그었는지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최근 공정이용 판례
Santos v. Kimmel (2025)
George Santos는 Jimmy Kimmel 측이 가명으로 Cameo 영상을 주문한 뒤 이를 방송에서 조롱과 논평의 소재로 사용한 것이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제2순회항소법원은 해당 사용이 Santos의 “돈을 받고 황당한 말을 해주는 태도” 를 비평하는 변형적 사용이라고 보고, 원래 Cameo 영상의 시장을 대체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해 공정이용을 인정했습니다.
Eliahu v. Mediaite (2024)
이 사건은 뉴스 기사에 짧은 영상의 한 장면을 스크린샷으로 사용한 사안이었지만, 법원은 “뉴스보도 목적”만으로 공정이용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Mediaite의 사용은 원영상과 마찬가지로 같은 정치적 장면을 보도하는 저널리즘 목적에 머물렀고, 핵심 장면을 가져와 원고의 라이선스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정이용 항변만으로 사건을 초기에 종결시키지 않았습니다.
Lynk Media v. Independent Digital News and Media (2025)
Lynk Media는 언론사가 자사 영상을 기사 안에 통째로 임베드한 행위가 침해라고 주장했고, S.D.N.Y.는 요약판결 단계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은 해당 임베드가 원영상과 “정확히 같은 목적”, 즉 현재의 뉴스 이벤트를 기록·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고 변형성을 부정했으며, 이런 사용이 널리 허용되면 영상 라이선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Iwamura v. Independent Digital News and Media (2026)
이 사건에서도 피고는 X/Twitter 약관에 따른 사용권과 공정이용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적어도 소장 단계에서는 그 항변만으로 사건을 기각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법원은 플랫폼 약관이 곧바로 제3자 언론사에 대한 명시적 서브라이선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기사에 전체 영상과 스틸 이미지를 사용한 목적도 원고의 뉴스기록 목적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았습니다.
Level 12 Productions v. Mediaite (2025)
이 판결이 흥미로운 이유는 한 사건 안에서 두 영상의 결론이 갈렸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첫 번째 영상에 대해서는 기사 속 “약간의 설명”만으로는 원본 영상의 재게시가 비평으로 바뀌지 않는다며 공정이용을 부정했지만, 두 번째 영상에 대해서는 Megyn Kelly의 반응과 코멘터리 자체가 기사 주제였다고 보고 변형성과 시장 비대체성을 인정해 공정이용을 받아들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판례의 결론은 한 방향으로 가지 않습니다. 2025년 Santos v. Kimmel에서는 Jimmy Kimmel이 Cameo 영상을 조롱과 논평의 소재로 사용한 점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져 공정이용이 인정됐습니다.
반면 Eliahu v. Mediaite(2024), Lynk Media v. Independent Digital News and Media(2025), Iwamura v. Independent Digital News and Media(2026)에서는 “뉴스 기사에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했고, 원본과 같은 보도 기능의 재사용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같은 2025년 판결인 Level 12 Productions v. Mediaite에서는 더 흥미롭게도, 한 영상은 공정이용이 아니고 다른 영상은 공정이용이라는 상반된 결론이 한 판결문 안에서 동시에 나왔습니다.
왜 최근 판례가 중요한가
최근 영상 공정이용 판례가 중요한 이유는, 법원이 더 이상 “뉴스”, “임베드”, “토크쇼”, “다큐” 같은 형식적 이름표에 크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뉴스 맥락의 사용이라도, 원본 그 자체를 비평하는 구조인지 아니면 원본이 전하려던 내용을 다시 전달하는 구조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결국 최근 판례의 핵심은 형식보다 기능입니다.

첫 번째 분기점: 원본을 비평했는가, 원본을 다시 보여줬는가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1요인, 즉 사용의 목적과 성격입니다. 여기서 최근 판례가 반복해서 던진 질문은 명확합니다. 내가 원본 영상 자체를 비평·논평하고 있는가, 아니면 원본이 담은 사건을 다시 전달하고 있는가. 이 차이가 생각보다 결정적입니다.
공정이용 쪽으로 기운 대표 사례가 Santos v. Kimmel입니다. 제2순회항소법원은 Kimmel의 사용 목적을 “Santos가 돈을 받고 황당한 말을 해주는 태도”에 대한 풍자와 논평으로 보았습니다. 즉, 영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비평의 대상이었습니다. Level 12의 두 번째 영상도 비슷합니다. 그 사건에서 법원은 원영상 자체보다 “Megyn Kelly의 반응과 코멘터리”가 기사 주제라고 보았고, 그래서 사용 목적이 달라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Eliahu, Iwamura, Lynk Media, 그리고 Level 12의 첫 번째 영상에서는 법원이 같은 목적의 재포장에 더 가깝다고 봤습니다. Eliahu는 뉴스보도 목적이 자동으로 공정이용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정리했고, 원본과 2차 사용이 같은 주제를 같은 방식으로 전달한다면 단순한 재게시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Iwamura도 기사 속 전체 영상과 스틸 이미지 사용이 원고의 뉴스기록 목적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봤고, Lynk Media는 임베드된 영상이 원본과 “정확히 같은 목적”으로 현재의 뉴스 이벤트를 기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Level 12 첫 번째 영상 역시 기사 속 “약간의 설명”만으로는 원본 영상의 재게시가 비평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최근 판례는 “코멘트가 조금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변형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원본을 둘러싼 주변 사건을 설명하는 것과, 원본 자체를 비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구조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분기점: 얼마나 가져왔나, 그리고 그 장면이 어디였나
3요인도 최근 영상 판례에서 꽤 실질적으로 작동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점은, 법원이 단순히 “몇 초 썼는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가져왔는가, 다시 말해 그 장면이 원본의 핵심인지까지 본다는 점입니다. 미국 저작권청도 소량 사용이 곧바로 안전을 뜻하지 않으며, 반대로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 사용도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 Eliahu입니다. 겉으로 보면 문제 된 사용은 영상 전체가 아니라 단 한 프레임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그 스크린샷이 짧은 원영상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잡아낸 장면이라고 보았고, 그래서 양적으로는 적어도 질적으로는 가볍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한 프레임이면 안전하다”는 식의 직감은 최근 판례와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Brody v. Fox Broadcasting에서는 결과가 달랐습니다. 그 사건에서 법원은 형사고발장에 포함된 영화의 단일 스크린샷을 뉴스 맥락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한 점, 그리고 그 이미지가 보도의 문맥 속에서 설명적 기능을 수행한 점을 중시해 공정이용을 인정했습니다. 또 Level 12의 두 번째 영상은 원본 전체가 아니라 다른 진행자의 반응 영상 속 일부로만 사용됐고, 그 altered secondary video 전체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3요인의 질문은 “짧게 썼느냐”가 아니라 “목적상 필요한 범위에서, 핵심을 과도하게 가져왔느냐”에 더 가깝습니다.
전체 임베드가 불리하게 작용한 사례도 분명합니다. Lynk Media는 기사 안에 영상들을 통째로 임베드한 사안이었고, 법원은 그 전체 사용이 변형적 목적 없이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Level 12 첫 번째 영상도 같은 이유로 불리하게 판단됐습니다. 즉, “기술적으로 임베드했을 뿐”이라는 설명은 사용량 문제를 자동으로 해소해 주지 않습니다.
세 번째 분기점: 시장을 대체하는가
최근 판례에서 가장 실무적인 부분은 4요인입니다. 결국 법원은 “이 사용이 원본의 기존 또는 잠재적 라이선스 시장을 대신하는가”를 반복해서 묻고 있습니다. 저작권청도 4요인은 현재 시장뿐 아니라 그 사용이 널리 퍼질 경우의 잠재적 시장 피해까지 본다고 설명합니다.
Santos가 공정이용으로 인정된 데에는 이 부분도 컸습니다. 제2순회항소법원은 Kimmel의 풍자적 사용이 Cameo 원영상의 경쟁적 대체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비판이나 램푼을 저작권자가 정상적으로 라이선스할 시장으로 상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Brody도 뉴스 보도 속 제한적 스크린샷 사용이 원저작물의 라이선스 시장을 해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Lynk Media와 Level 12 첫 번째 영상에서는 시장대체성 우려가 전면에 나왔습니다. Lynk Media는 이런 방식의 전체 임베드가 널리 허용되면 영상 라이선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봤고, Level 12 역시 언론사가 허락 없이 전체 영상을 그대로 임베드해도 된다면 굳이 라이선스를 살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부분은 단지 “매출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가 통상적으로 거래하는 시장 자체를 공짜 사용이 무너뜨리는지의 문제입니다.

업계 맥락으로 읽으면 더 선명하다
1. 뉴스 기사
뉴스는 공정이용의 가능한 목적이지만, 자동 면책 사유는 아닙니다. Eliahu, Iwamura, Lynk Media를 보면, 원본 영상이 이미 수행하던 “현장 기록”이나 “사건 전달” 기능을 그대로 다시 수행하는 뉴스 사용은 변형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판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뉴스라는 표지보다, 무엇을 새로 분석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2. 토크쇼·코멘터리
토크쇼나 코멘터리라고 해서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원본 자체를 비평의 대상으로 삼는 구조라면 상대적으로 여지가 있습니다. Santos가 바로 그런 예이고, Level 12의 두 번째 영상도 “원영상”이 아니라 “Megyn Kelly의 반응”이 기사 핵심이라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즉, 법원은 “누가 말했는가”보다 “무엇이 이야기의 중심인가”를 더 봅니다.
3. SNS 임베드
최근 사건들을 보면 “임베드면 안전하다”는 문장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Iwamura에서는 X/Twitter 약관을 근거로 한 사용권 주장도, 실제로 플랫폼이 해당 언론사에 서브라이선스를 부여했다는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Lynk Media도 전체 임베드가 라이선스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술 방식은 하나의 요소일 뿐, 그것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4. 다큐 삽입 장면
다큐 영역은 더 조심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Whyte Monkee v. Netflix는 Tiger King에 삽입된 funeral video를 둘러싼 사건인데, 2024년 3월 제10순회항소법원은 적어도 여덟 번째 영상에 관한 공정이용 summary judgment를 뒤집는 방향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같은 해 5월 그 판단은 vacate되었고, 법원은 documentary filmmaking과 Warhol 판결의 영향을 주제로 보충서면과 추가 변론을 지시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다큐에서 영상 삽입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한 논쟁을 보여주는 사건으로는 중요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다큐 공정이용의 확정 기준처럼 단정해서 인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최근 판례를 실무 질문으로 압축하면, 결국 아래 네 가지입니다. 이 네 질문은 17 U.S.C. §107의 4요인을 일반 독자도 이해하기 쉽게 다시 풀어쓴 것에 가깝습니다.
- 나는 원본 영상 자체를 비평·논평하고 있는가, 아니면 원본이 담은 사건을 다시 전달하고 있는가.
- 꼭 필요한 만큼만 쓰고 있는가, 아니면 전체 또는 핵심부를 사실상 그대로 가져오고 있는가.
- “임베드”나 “뉴스” 같은 형식적 이름표 말고, 실제 기능이 원본과 같은가.
- 이 사용이 기존 또는 잠재적 라이선스 시장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체크리스트가 곧바로 면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판례는 분명히 말합니다. 영상 공정이용의 승패는 “몇 초 썼는가”나 “기사에 넣었는가”보다, 비평의 방향과 시장대체성에서 갈린다는 점입니다. 그 점을 먼저 설계하지 않으면, 나중에 공정이용 주장을 붙여도 설득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맺으며
최근 미국 판례가 보여주는 것은 영상 공정이용이 일괄적으로 넓어졌거나 좁아졌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법원은 허용과 금지의 경계를 더 기능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원본을 비평하는 사용인지, 원본을 대체하는 재전송인지. 바로 그 지점이 앞으로도 영상저작물 공정이용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