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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샀는데 왜 내 것이 아닐까, Steam이 보여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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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어결 2026. 4.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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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는 정말 ‘내 것’일까:

캘리포니아 AB 2426가 바꾼 것과 남겨둔 것

AB 2426의 핵심은 디지털 거래의 실질을 갑자기 소유권으로 바꾼 데 있지 않고, 사업자가 라이선스를 소유처럼 팔아 보이게 하는 관행을 더 이상 숨기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사건 개요

디지털 스토어에서 영화, 전자책, 게임을 결제할 때 많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제 내 것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디지털 거래에서는 그 “구매”가 실제로는 일정한 조건 아래 접근을 허용하는 이용 허락(license)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의 AB 2426는 바로 이 지점, 즉 소비자가 기대하는 소유와 사업자가 실제로 부여하는 권리 사이의 간극을 겨냥한 법입니다. 2024년 9월 24일 법으로 확정됐고, 2025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사업 및 직업법 제17500.6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법이 나온 배경을 이해하려면, 몇 년 사이 반복해서 드러난 “사라지는 디지털 구매” 사례를 먼저 봐야 합니다. Ubisoft는 2023년 12월 공식 공지를 통해 The Crew를 온라인 스토어에서 내리고, 2024년 3월 31일 이후에는 서버 종료로 어떤 플랫폼에서도 접근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PlayStation도 2023년 말 공식 공지에서 이용자들이 이미 구매한 Discovery 콘텐츠를 라이브러리에서 제거할 예정이라고 알렸다가, 같은 달 뒤이어 “업데이트된 라이선스 계약”을 이유로 제거 계획이 더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수정 공지했습니다. 디지털 거래가 물리적 매체 구매와는 전혀 다른 법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대중적으로 드러난 장면들이었습니다.

‘구매’라는 단어가 곧바로 소유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왜 캘리포니아는 이 문제를 법으로 건드렸나

의회 분석자료를 보면 입법의 문제의식은 꽤 분명합니다. 소비자는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지만, 실제로는 영구적 소유가 아니라 취소 가능성이 있는 접근 라이선스만 받는 경우가 많고, 긴 이용약관이나 결제 화면의 표현만으로는 그 차이를 제대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상원 사법위원회 분석은 바로 그 점 때문에 “구매(buy)” “구매(purchase)” 같은 표현이 일반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보았고, 거래 시점에 더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AB 2426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을 새로 설계하는 법으로 출발한 것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의 기존 허위광고 체계 안에 조항을 하나 추가해, 라이선스 거래를 소유처럼 보이게 광고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을 문제 삼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 법을 읽을 때는 “소비자가 무엇을 실제로 갖게 되는가” 못지않게 “사업자가 그 거래를 어떤 언어와 화면으로 제시하는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물리적 소유와 디지털 접근은 같은 ‘구매’라는 말로 묶이지만, 법적 구조는 다를 수 있다.


업계 맥락

실무상 리스크는 어떻게 봐야 하나

AB 2426가 캘리포니아 허위광고 체계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은 실무상 의미가 큽니다. 사업 및 직업법 제17535는 위반 또는 위반 예정 행위에 대한 금지명령과 원상회복 성격의 구제를 허용하고, 제17536은 공적 집행에서 위반 건당 최대 2,500달러의 민사상 제재금을 규정합니다. 상원 사법위원회 분석도 이 구조를 전제로, 허위광고법과 불공정경쟁법에 따른 금지·원상회복·민사 집행의 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법을 볼 때는 “징벌배상” 같은 표현부터 떠올리기보다, 공적 집행과 민사상 금지·원상회복, 그리고 그에 따른 분쟁 비용을 먼저 보는 편이 실무적으로 맞습니다.

 

시행 1년이 지나면서 이 조항이 단순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문구가 아니라 실제 소송의 근거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2026년 1월, GameStop의 디지털 게임 판매 화면이 캘리포니아 사업 및 직업법 제17500.6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집단소송 소장이 연방법원에 제출됐습니다. 소장 단계의 주장 자체가 곧 위법 판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법이 이미 소비자 분쟁의 청구 근거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시행 이후 업계는 이미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사업자는 결제 흐름과 고지 문구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RedShelf는 2025년 1월 1일 시행에 맞춰 자사 웹사이트 전반에 라이선스 고지를 적용했고, 해당 고지를 캘리포니아 이용자뿐 아니라 전 사용자에게 일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 법이 특정 조문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판매 화면의 기본 문법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보입니다. 2024년 10월부터 Steam 결제 화면에는 “디지털 제품 구매는 Steam에서의 라이선스를 부여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표시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공식 설명문이 법 준수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시행을 앞둔 AB 2426와 맞물려 주요 플랫폼이 결제 단계의 표현을 조정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하게 읽힙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회색지대도 있다

그렇다고 적용 범위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조문은 “디지털 영상물”에 라이브 이벤트(live events)를 포함시키면서도, 동시에 유선 텔레비전 서비스(cable television service), 위성중계 텔레비전 서비스(satellite relay television service), 그 밖의 텔레비전·비디오·라디오 서비스(television, video, radio service) 배포를 제외합니다. Greenberg Traurig는 바로 이 지점 때문에 라이브 이벤트나 일부 스트리밍 형태의 서비스에서 해석상 겹침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전형적인 구독형 서비스 전반을 이 법의 직접 대상이라고 단정하는 설명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NFT나 게임 내 유료 아이템도 마찬가지입니다. Cooley는 입법 연혁이 이 부분을 분명히 다루지 않았고, NFT의 구조나 프리미엄 게임 내 결제의 설계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즉, 이 영역은 “당연히 포함된다” 또는 “당연히 빠진다”가 아니라, 거래가 실제로 무엇을 제공하는지, 접근 철회 가능성이 있는지, 결제 흐름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판례나 추가 집행이 쌓여야 조금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무적 시사점

AB 2426는 디지털 콘텐츠를 당장 물건처럼 “내 것”으로 만들어 준 법은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사업자가 라이선스를 소유처럼 보이게 판매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법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디지털 거래의 현실을 바꿨다기보다, 그 현실을 더 숨기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결론

그래서 이 법이 남기는 가장 큰 변화는 문구 하나가 아닙니다. 이제 디지털 스토어의 “구매” 버튼은 더 이상 단순한 사용자 경험 문구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소비자가 무엇을 기대하게 되는지, 그리고 사업자가 그 기대를 어디까지 떠안아야 하는지와 연결되는 법적 표현이 됐습니다. 앞으로 이 법의 진짜 의미는, 결제 화면이 얼마나 정직해졌는지, 그리고 그 정직함이 어디까지 분쟁을 줄일 수 있는지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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